일기토?,一騎討??, 一己討???

<일기토>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이 코에이 삼국지3(불법 한글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게임만 즐기던 때였으니 일기토가 뭔 말인지 별 관심도 없었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몇 년 후에 삼국지 4인가 5가 정식 발매가 될 즈음에 모 게임잡지에서 '일기토'라는 말이 일본식 조어로 삼국지3가 지하에서 유통될 때 직역된 것인데 게임 인기를 업고 청소년 사이에 무차별적으로 퍼졌다는 기사를 보고서야 그것이 일본어인 줄 알았다.

그 때가 벌써 15년이 넘었으니 그 때 삼국지를 즐기며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이 지금은 20대 후반에서 30대가 되어 우리 사회의 중간층이 된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제 '일기토'라는 단어는 전혀 '외국어'가 아닌 것 같다. 며칠 전에 주몽 재방송을 우연히 보다가 <장군. 제가 일기토를 신청해 적의 기세를 꺽어 보겠습니다>라는 대사에 움찔했다. 이제 방송에서 그냥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된 단어가 된 건가???...
그래서 웹에서 일기토를 넣고 검색해 보니...


게임 관련 기사 뿐만 아니라 정치 관련 기사, 영화 관련 기사에도 서스럼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무협, 판타지 계열 소설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것처럼 보였다.

삼국연의와 삼국지 게임의 인기를 업고 퍼진 일기토라는 말이 퍼지면서 온갖 억측들이 난무하며 '실제'로 행해전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삼국시대 정도면 이미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각종 전략과 전술 개발이 끝난 상태였다. 고대 사회라면 일대 일 대결이 가능했겠지만 삼국시대 정도면 이미 집단전이 뿌리를 내린 시점인 것이다. 연의에서 다소 신비적으로 묘사된 구궁팔괘진 같은 진법이 아니라 실전적인 각종 진형들이 손자, 손빈, 오자 등에 의해 개발 된지가 수백년 전인 것이다.
그런데 장수들이 자기들끼리 목숨 걸고 일대 일로 전투를 벌이는 무식한 짓을 했겠는가...
연의는 소설일 뿐이다.

난 일본어를 잘 모르니 이 <일기토>라는 단어가 정말 일본식 조어인지... 어원이 어떤지는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다. 원래 게임 용어이니 게임에 국한해서 사용된다면 모르겠지만(그렇다 하더라도 원래 뜻에 맞는 번역어가 있다면 그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정도라면 다르지 않을까?
일본어면 어떻고 중국어면 어떻냐...  많은 사람이 쓰고 뜻만 통하면 되는 거 아니냐... 라고 한다면(한 때 채팅용어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요즘은 뭐...대부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 봐도....) 뭐... 할 말은 없지만...

왠지 뒷맛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군...

배 고프니 이런 뻘글이나 끄적거리는 듯... 점심 먹어야 겠다...ㅡㅡ;;;

덧) 역사와 관련글 내용이 0.1% 정도 있는 관계로 역사겔로...;;
또 역사겔에 관련 없는 뻘글 올렸다고 불편하게 생각할 분이 있을지도...
by anaki-我行 | 2008/11/21 11:43 | 망상 | 트랙백 | 덧글(15)
트랙백 주소 : http://acala.egloos.com/tb/214486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rumic71 at 2008/11/21 12:20
쓸만한 말이 없거나 빈약할 때 외국말이 그 자리를 파고드는 법이죠. 그나저나 집단전법이 확립된 이후에도 아군의 사기를 돋우는 차원에서 장수들끼리의 대결은 왕왕 있었다고 압니다만 (일본이 몽골침략 때 그러고 나서다 호된 맛을 보았지요)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1 13:24
문화가 빈약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합니다.
Commented by 明智光秀 at 2008/11/21 13:03
제가 일기토라는 단어를 비판한 포스팅을 한지도 꽤나 오래됐는데...
한국의 상황은 전혀 꿈쩍도. ㅡ.ㅡ;;;;

누구 책에도 그런말이 있길래 지적했더니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 식이라 피식~.
Commented by 明智光秀 at 2008/11/21 13:18
http://blog.naver.com/halmi/40003668711
생각난 김에 고쳐서 다시 개봉. ㅡ.ㅡ;;;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1 13:25
포스팅 잘 봤습니다...

정말 일대일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Commented by rumic71 at 2008/11/21 13:29
일대일로는 2% 부족한 게 사실이지요.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1 13:34
일대일로만은 2% 부족할까요? 의미 전달상으르도 무난한 것 같습니다만...
예전 서정범 교수는 '맞장'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만...
Commented by rumic71 at 2008/11/21 14:50
맞장이 차라리 낫군요. 그런데 그러면 '현피'라고 하자는 주장이 나올지도. 즉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뉘앙스가 '일대일' 만 가지고는 부족하거든요.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1 15:19
현피는...ㄷㄷㄷ

'목숨 걸고 싸운다' 라는 의미 전달이 '일대일'만 가지고 좀 어렵나요?...;;;

흠...
Commented by 루리도 at 2008/11/21 19:33
저도 처음 삼국지할 땐 의미불명의 단어에 '내 어휘력이 딸린 탓'(실제 딸리기도 함)으로 생각했었는데..일본어를 배운 후, 그 실체를 알게 되었죠...좀 황당했죠..^^
위에서도 언급됐듯...역시 딱 들어맞는 우리말은 '맞장'입니다만...(단...진지함 가득한 전투가 상당히 찌질하게 느껴지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냥 공식문서엔 '일대일대결''일대일전투' 정도가 적당할 것 같긴 합니다.

ps.'신장의 야망'이란 제목이 아직까지 지속되는 것도 참 웃기는 일이죠..--; 한번 사용자들에게 고정된 단어는 바꾸기 힘든 듯 합니다.(맘엔 안 들지만, 아마 관련글을 쓰게되면 저도 '일기토'라는 단어 그대로 써버리겠죠?^^;)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2 00:12
잘못 인식된 건 어떤 것이건 고치기 힘들죠. 하지만 조금씩 고쳐 가면 또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뀔지도 모르죠...^^
Commented by 耿君 at 2008/11/21 21:17
갑자기 '개인전'이란 말이 떠올랐어요 (도주)
Commented by rumic71 at 2008/11/21 22:30
개인전이라고 하면 미술부터 생각할 걸요.
Commented by 한교 at 2008/11/25 12:35
걍 결투..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11/25 14:27
단순 명확~^^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